[AICPA] LA 손**님의 CPA 최종 합격수기입니다.★★★★
우선 무슨 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지난 시간들이 머리 속에서 주욱 지나갑니다. 합격수기라… 내가 합격수기를 이렇게 빨리 올리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불과 2달 전의 저는 지금과는 너무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시험을 포기하려고도 했고 삶에 재미도 없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도대체 인생이 뭔지 난 뭘 해야 되는지 완전 방향성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5년 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우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 여자이다 보니 한국에서의 나이에 민감해져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제가 남샘한테 멜을 보냅니다. 샘과 통화 중에 당시 제가 한말이 기억납니다. “샘 저 돌인가봐요~~ 저 돌이 확실해요” 전 그때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 때 샘은 “유미야~ 절대 돌 아니야~~”라며 저에게 위로를 해주셨죠. (당시 저는 2과목 합격한 상황이었지만, audit이 expire되기 1달 정도 전이었죠. 최악의 상황이었답니다.) 그리고 제가 다시 미국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씀 드리니 CALUMS MBA course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생각 때문에 다시 힘을 내서 서류 apply하고 비자 interview보고 audit이 expire되기 전에 남은 두 과목을 봐야 겠다는 결의를 다집니다. 그리고 audit이 expire하기 3일전 fare 시험을 끝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중 이렇게 좋은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솔직히 시험 결과도 결과지만 잃었던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어서 그게 우선 저에게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수도 없이 저를 의심하고 하루에도 수백번씩 이 시험을 포기하고 다시 잡고 놓고 잡고 했었거든요. 괜히 시작해서 그만 두기에는 내가 loser같고 공부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 기억력도 점점 희미해 지는 듯하고… 내가 왜 이 길에 처음 발을 들여 놨을까라는 후회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어떤 것 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을 볼 수 있었던 제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쉽게 합격했었더라면 못 느꼈을 수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고 이렇게 합격수기를 가득 채울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음… 제가 처음 cpa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마 2007년 겨울로 추정됩니다. 와일리가 2007년도 명시되어 있는 걸로 봐서 그해 겨울이었습니다. 처음에 business law를 듣다가 남샘께서 어느 한 분이 이 시험을 5년간 준비하시다가 드디어 합격했다고 말씀하셨을 때 “아~~ 나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 장담했는데 그게 바로 저네요 ㅋㅋㅋ
저는 공부를 full time 회사생활을 하면서 시작했기 때문에 거의 주말 수업을 듣고 주중에 off line수업은 회사가 끝나자 마자 달려와 들었습니다. 제 주위 분들로부터 aicpa는 kicpa에 비해서 훨씬 쉽다고 소위 누구나 다 합격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렇게 믿었던 순간부터가 잘못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하는데 저는 적도 모르고 저도 잘못 알고 있었던 겁니다. 우선 이 시험은 절대 쉬운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그리고 저는 제가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제가 얼마나 약하고 바보 같은 사람인지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그런 제가 적을 얕잡아보기까지 한거죠. 거기다 합격 점수도 75점이랍니다. ‘75점~~ 그거 아무나 다 맞는거 아냐~~ ‘ 한마디로 난리난거죠~~ 첫 상대는 regulation. Off line 수업을 한번 듣고 와일리 문제를 한번이나 제대로 풀었을까요. ‘75점이면 그냥 보면 붙을꺼야, 찍어도 반땡은 하겠다.’ 라는 정말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모자랐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냥 무작정 봅니다. 무슨 선착순도 아니고 당연히 붙을리가 없지요. 준비가 안됐는데~~ 근데 저는 당당했습니다. ‘아는 문제만 나올꺼야. 나는 운이 좋으니까 ~~’ 실제로 2007년을 포함해 저의 20대의 미국생활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운도 좋았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제 역량 이상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기에~~저는 말 그대로 착각을 한거죠. 그때 저의 전략은 다다익선이었습니다. 그래 그냥 보자. 그럼 그 중 하나는 되겠지~~ 준비보다는 기도를 했고 요행을 바랬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갑니다. Bec는 붙었지만 다른 과목은 여전히 위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공부를 안했던 거죠. 단지 공부를 하는 척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를 만나고 회사에서는 h1 스폰도 서줍니다. 걱정이 없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때 h1쿼터는 말그대로 턱도 없이 모자라서 저는 제비뽑기에서도 못뽑혀서 제 서류는 반송되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결혼하기 전에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길 원했기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그러면서 2년 반 정도의 방황이 시작되게 됩니다. 거의 집에만 있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냥 모든 걸 다 잃은 느낌이랄까? 그냥 머리 속이 까매졌던 것 같습니다. 눈물로만 2년 반을 보냈습니다.
그때 저를 다시 잡아준 것이 공교롭게도 이 시험이었습니다. 그래 다시 한번 해보자~~ 몇 년간 안보던 책을 다시 꺼내서 공부하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괴롭던지~~ 그동안 이 내용이 update가 됐는지 여전이 그대로인지도 모르고 그냥 공부를 시작했는데 참 막막하더군요. 그러면서 제가 저에 대한 자신이 없다 보다 당연히 사람들을 안 만나게 되고 저를 소외시키게 되더니 나중에는 사람이 너무 그리워서 애정결핍에 시달리게 됩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원정 시험을 보러 왔다 갔다 하던 중 audit에 합격을 하게 되고 그리고 reg과 fare도 공부를 하는데 그 두 과목은 왜케 안되는지 특히 reg은 저에게 정말 독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 좋아하고 노는 걸 좋아하던 제가 2년 반의 동굴 속 생활을 경험하다 보니 사람 성격도 변하더군요. 그렇게 암흑 속에서 애정결핍에 시달리던 제가 바로 2달 전의 저 입니다. 그리고 애너하임으로 10월말에 건너오게 되지요
그리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fare가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reg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용의 흐름이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이 기분 좋은 느낌은 뭘까 그러던 중 저에게도 이런 꿈 같은 결과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좋은 직장도 구해서 지금 accountant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 신입이라 많이 헤메고 있지만 저에게 주어지는 이 수많은challenge들이 너무 감사하고 재미있습니다.
cpa공부와 그 힘든 2년 반의 시간이 저에게 준 것은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임에 틀립없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준 값진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이 힘들었고 지금 힘들어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 시험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시험 같습니다. 음식도 발효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머리 속에서 fare와 reg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게 이해가 되는게 확실합니다.
제가 그렇게 원망하고 부끄러워하던 그 고통의 시간들이 지금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한번에 붙었으면 몰랐을 내용을 여러 번 꾸준히 공부하면서 저의 회계 능력은 확실히 상승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지금 여러 CPA분들과 일을 하면서 불과 얼마 전에 배웠던 Journal entries와 tax forms들을 매일 접하면서 다시 한번 그 시간을 저에게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자신을 challenge하는 일에 부딪혀 있는 분이 있다면 우선 왜 하나님에 내게 이런 문제를 주실까 생각해보세요. 아마 반드시 더 좋은 미래를 준비해 두시고 나로 하여금 준비하게 하심이 틀림없습니다. 제가 원래 이렇게 신실한 신도가 아니었는데 저도 모르게 감사의 기도가 터져 나오는 요즘입니다.
심지어 부모님도 이제 됐다고 cpa 그런거 안해도 되니까 그냥 편안하게 살아라~~ 제발 그만 하라~~ 며 저를 구박하실때도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너무 좋아하십니다. 그동안 공부했던 책을 정리하면서 배부른 소리 같지만 이제 이 책들을 안봐도 생각하니 좋기도 하고 좀 서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또 다른 꿈을 꿉니다. 제가 힘들 때 손잡아주던 분들이 계시기에 지금의 저도 있듯이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나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남들도 보입니다. 회계사이기 이전에 인간을 만들어준 이 공부를 하면서 저는 참 얻은게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저로 인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한번이라도 접으실 수 있다면 저는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이런 저런 개인사를 다 털어놓고 말았네요. 미국생활을 통해 얻은 것은 인간은 혼자 살수 없다라는 사실입니다. 힘들 때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대보세요. 스터디도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공부할 때 kapli 윕싸이트 들어가면 들리는 합격소식에 참 많이 좌절했습니다. 나에게는 이렇게 어려운 시험인데 저 사람들은 도대체 왜 저렇게 쉽게 합격할까? 근데 이제 지금 저의 이름에 거기에 있습니다. 혹시 다른 분들이 그 글을 보시고 저처럼 저 사람은 참 쉽게 전과목 합격했구나~ 라고 절대 생각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지극히 평범하고 절대로 쉽게 합격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그렇게 힘들게 어렵게 합격했기 때문에 기쁨도, 얻은 것도 남들보다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모두~~
제가 얼마 전 Anaheim에서 fare를 공부할 때 승현 언니가 빌려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있는데 제가 읽다가 마음에 닿는 구절을 적어놓고 자주 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제가 느꼈던 감동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열망은 힘이 세다.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열정과 보람을 기준으로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좁고 험난한 길을 사서 가는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어느 순간이 되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우뚝 서 있다. 매순간 가장 합리적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이 모인다고 해서, 궁극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열망의 힘 때문이다.
미래가 이끄는 삶, 꿈이 이끄는 삶, 열망이 이끄는 삶을 살아야 한다. 열망을 뜻하는 영단어 ‘passion’은 아픔이라는 의미의‘passio’를 어원으로 한다고 한다. 그렇다. 열망에는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이란 눈앞에 당장 보이는 달콤함을 미래의 꿈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데서 온다.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마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어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